다음 달 16일까지 고양문화재단(아람미술관)에서 "<열정, 천재를 그리다>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사랑展"이 있네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 저는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모딜리아니는 개인적으로 초현실주의 화가였던 르네 마그르트와 더불어 가장 좋아했던 화가입니다.
전시가 한 달여 정도 남았는데 잊기 전에 여친과 함께 관람을 해야겠습니다. 언제 한국에서 모딜리아니展에 다시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지요.
파리의 벨 라시즈 공동묘지에 있는 모딜리아니의 묘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화가. 1884년 7월12일 리보르노(이탈리아)생. 1920년 1월 24일 파리에서 죽다. 이제 바로 영광을 차지하려는 순간에 죽음이 그를 데려가다”
그 밑에는 만삭의 몸으로 그를 뒤쫓아, 아파트 6층에서 투신자살한 모딜리아니의 처, 잔느의 묘비가 나란히 세워 져있다.
“잔느 에퓨테른느. 1899년 4월 6일생. 1920년 1월 25일 파리에서 죽다. 모든 것을 모딜리아니에게 바친 헌신적인 반려”
이 묘석의 기록에 의하면, 모딜리아니는 만 34년 6개월 동안 이 세상에 살았고, 그가 죽은 다음날 잔느도 죽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미술사에 나타난 화가 가운데서 가장 미남이었다든가, 방랑가적인 화가였다든가 하는 이야기들이 그것이다. 그는 가난했고 술을 좋아했으며, 때로는 마약에 중독되기도 했지만, 우수에 찬 파리 생활의 표정들을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필치로 그려낸 금세기의 빼어난 화가라는 전기도 있다. 몽파르나스 전설을 기술한 전기 작가들 가운데의 한 사람인 프란시스 카르고는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비극적인 죽음을 애도하는 추도문 속에서 “결점과 미덕, 불행과 이상적인 것에의 경도, 우아함과 장난기.... 이들 모든 것의 보상으로 모딜리아니는 채워질 수 없는 어떤 공허를 우리들에게 남겨 주었다”고 매우 함축성 있는 말을 하고 있다. 카르고가 말하는 ‘공허’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재하는 여느 정감의 틈새 같은 우수를 가리키는 것인지도 모르며, 생명의 위안을 뜻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딜리아니의 생애는 이러한 인간적 향수로서의, 뭔지 채워질 수 없는 상징 같은 것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으며, 크레스펠의 적절한 지적처럼 모딜리아니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청춘을 추억하는 데 필요한 구실로서 그의 생애를 유정적으로 재생해 보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상 몽파르나스의 전설은 대부분 파리쟝들에 의한 금세기적인 미술가의 한 유형을 허구한 것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모딜리아니처럼 한 이방인으로서 파리에 살았고, 그와 절친한 사이였던 이리아 에렌부르크는 ‘예술가의 운명’에서 모딜리아니에 관한 전설을 일면의 진실과 대부분의 허위라고 증언하고 있다. 그는 예술만을 위해 순교한 공허한 이상의 모형도 아니며, 매우 현세적이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어린애처럼 솔직하고, 때론 응석도 부렸던 젊은이였다고 증언한다.
달콤하고 경쾌한 이탈리아어를 애용했고, 고향인 토스카나의 향수를 파리에 있으면서 잊은 적이 없으며, 콰트로첸토의 거장들의 예술을 마음속으로부터 존경했던, 어쩌면 고집스럽도록 순진했던 게 모딜리아니였을는지도 모른다.
어머니
잔느 예퓨테른느
“창백한 푸른 눈을 가진 여인이여!
이제 그만, 이 진창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더 이상 살아나갈 힘이 없습니다.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더라면 모든 것이 좋았을 것을...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러한 고통을 감내하셨습니까?
부디, 천국에서도 저의 모델이 되어 주십시오!”
에꼴 드 파리
하늘과 맞닿은 별빛 가득한 언덕
자유와 잠재를 신장시킬 수 있는 활력의 토양
자신의 재능만을 믿은 채 고향을 등진 화가여!
짧은 생을 끊임없이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방랑자여!
“그래, 나는 이방인이다.
이 돼지 같은 놈들아!
언제든지 상대해 주겠다.”
예술로의 사랑
사랑으로서의 예술
오직 인간적인 것만을 위하여
가난과 고독마저도 감내하다
“저는 모딜리아니 입니다.
저의 소묘를 한 장 사 주십시오.
5프랑이면 됩니다.”
결점과 미덕
우아함과 장난기
불행과 이상적인 것에 대한 경도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채워질 수 없는 공허함
그 정감 어린 틈새를 나는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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