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호기심 반.
반드시 가보리라 벼르고 있었던 최승준님의 미디어아트 체험전 "그림자가 따라와요"를 만나러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고양 어울림 미술관에는 게으른 친구의 살인적인 지각에도(-ㅠ-) 애교넘치는 흰 눈동자로 힐끔 애정의 눈길을 건내는(^-^;) 내 그림자만큼 정겨운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입장권을 손에 쥔 채 입구로 들어서니, 전시 체험 내내 나와 함께 할 나만의 그림자를 만들어야 한단다.
'잠깐... 그림자는 모두 검은색이잖아...'
얼굴, 옷, 머리스타일, 목소리로 나를 구분할 수가 없는 그림자 세상에서 나의 존재의 유일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실체와 존재에 대한 꽤나 철학적일 수도 있는 의문이 든 것은 찰나,
나 스스로를 몸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작업은... 실은... 너무너무나 재미있었다. :D
그림자를 만드는 무대로 올라서자, 언제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냐는 듯이
나는 한 없이 단순하고 즐거운 나로 돌아왔다.
그리고 머리, 손, 발, 온 몸을 이용하여, 이제 껏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기상천외 웨이브 댄스로 만들어진 나만의 그림자.
정말 내 그림자지만 어쩜 그리도 맘에 쏙 들던지... ^-^
(덕분에 전시 내내 개미만큼 작아진 수 많은 검은 그림자들 사이에서도 내 그림자를 찾는 일은 너.무.나.도. 쉬웠다.^-^v)
체험전시장으로 들어서니, 다양한 영상출력 device와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귀엽고 화려한 영상들과 함께, 조금 전 만들었던 내 그림자가 나보다 먼저 도착해 화면 안에서 춤을 추며 반갑게 나를 맞았다.
"체험 전시회"라는 이름만큼 다양한 화면속의 영상들은 모두 내 움직임에 반갑게 반응을 보여왔다.
푸른 능선은 내가 다가가자 출렁이는 바다만큼 그 높이를 달리했고,
채송화처럼 아기자기하게 피어있던 꽃들은 내 손이 닿자, 해바라기 만큼 금새 훌쩍 자라났다.
파란 바다 속 물고기들과 좀 놀아볼까... 반가운 마음에 다가서니 어느 새 날카로운 이를 허옇게 내놓은 상어가 내 뒤를 쫓는 섬뜩한(^^) 체험도 있었고,
5M나 되는, BABAPAPA처럼 둥글둥글, 램프의 요정 지니만큼 맘씨 좋아보이는, 나의 거인 그림자도 만날 수 있었다.
전시장 내의 모든 창작물은 나의 참여로 완성이 되었고, 참여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그야말로 흥미로운 체험이었다.
방학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우리는 마치 놀이동산을 찾은 아이가 된 기분으로 오감을 풀가동하여 정말 열심히 1시간 가량 전시를 즐겼다.
(너무나 체험에 심취한 나머지 아이들과 경쟁하듯 전시장을 누볐던 것 같다. 실은... 내 옆에서 같이 영상을 조작하다가 나의 극성을 못 이기고, 짜증과 함께 나를 째려보며 돌아서는 여자애도 있었다... 녀석... 까칠하기는... '-'; 흠...)
이번 전시체험의 주제는, 그림자와의 소통이었다.
언제였더라... 한 3년 전 쯤인 것 같다.
Refresh가 필요할 때면 혼자 자주 찾는 올림픽공원.
그 날도 어김없이 여러가지 생각으로 바쁘기만 했던 머리에 바람을 쐬어주고 돌아오는 내리막 언덕에서
지는 해를 맞이하느라 제 키보다 더 길어진 그림자를 마주보고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그 때 그런 생각을 했다.
늘 같은 자리에 서서 하루종일 자신의 그림자와 대화를 나누는 나무는,
그래서 늘 푸를 수 있고, 맑은 산소를 뱉어낼 수 있는 거구나...
바쁘고 열심히 살다가도 가끔은 이유없이 가슴이 턱턱 막히는 때가 있다.
매일 다니는 길에서 조차 방향을 잃은 것처럼 혼란스러움에 취해 어쩔 줄 몰라하고,
나의 기분이나 최근 동향을 묻는 일상적인 질문에 조차 한참을 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진땀이 흐르는 날도 있다.
그 때마다 내가 찾은 이상징후의 원인은,
내 몸과 머리에 빨간 색 일단 멈춤 등에 불을 켜며 "나 자신과의 소통, 원활하지 않음!"하고, 내 그림자가 보내는 따끔한 경고였다.
내 마음이 하는 소리, 내 몸이 보내는 신호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시선, 부질없는 욕심에 의해 나를 끌고가는 날들은 내 인생의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걸까.
그런 날들은 결과적으로 내게 웃음과 행복을 준 적이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남들의 눈에는 별 것 아닌 것 같고, "그걸 왜 하는데?" 라는 의문이 들지언정 내 마음과 합의 하에 행했던 모든 행동 뒤에는 늘 깨달음과 자신감이라는 보석을 얻었던 것 같다.
내가 움직이면, 그림자도 따라오고...
내가 손을 대면, 그림자도 춤을 추고...
오늘의 전시가 느끼게 해준 통쾌한 웃음과 아이같은 흥분감은
"나 자신과의 원활한 소통은 행복함을 준다" 라는 주제를 너무나 분명하게 전달해 주었다.
자칫 무겁거나 지루해질 수도 있었지만,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창작물을 쉽고 재미있는 전시로 풀어낼 수 있는 아티스트의 천재성과 creativity에 진심어린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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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 기본 정보
일시: 2008. 7.4 ~ 8.24
장소: 고양 어울림 미술관
입장료: 성인 5,000원
미디어아트와 그림자
미디어아트란?
미디어 아트는 미술의 새로운 장르로 컴퓨터 그래픽, 컴퓨터 애니메이션, 인터넷, 인터렉티브 스킬, 로봇, 인체공학을 포함하는 새로운 미디어 기술로 창조된 예술작업을 말한다.
그림자란?
그림자는 빛이 물에체 의해 가려져서 생긴 어두운 붑누이다. 그림자를 보기 위해서는 빛(광원), 물체, 그림자가 맺히게 될 또 다른 물체, 그리고 우리의 눈(카메라)이 있어야 한다.
(출처: "그림자가 따라와요" 전시 체험학습 보고서)
본문 출처: http://minsphere.tistory.com/43?srchid=BR1http%3A%2F%2Fminsphere.tistory.com%2F43







